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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이 넘는 작품을 훼손한 아이, 이에 화백이 아이에게 보인 충격적인 반응

한국화 거장 박대성(76) 화백이 1억 원 상당의 작품을 훼손한 초등학생을 두고 ‘봉황’이라고 일컬으며 넓은 아량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솔거미술관에서 열린 박 화백의 특별 기획전 ‘서화(書畵), 조응(調應)하다’에서, 전시관 한가운데 있는 작품 위에 어느 초등학생이 올라가 눕는 등 문질러 작품 일부가 훼손됐는데요.

이 작품은 통일신라 시대 최고 명필로 꼽혔던 김생의 글씨를 박 화백이 모필한 것입니다. 가로 39㎝ 세로 19.8m에 이르는 대작으로 액자에 넣기 어려워 천장부터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려 전시했는데 작품의 보험 평가액만 1억 원이 넘습니다.

작품 훼손 소식을 들은 박 화백은 도리어 미술관 측에 “아무 문제도 삼지 말라”며 “봉황이 지나간 자리에 그 정도 발자국은 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박 화백은 지난해 6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작품이 훼손됐다는 뉴스가 유튜브에서 218만 회 재생됐다고 하는데요. 그 아이가 아니었으면 사람들이 내 작품을 그렇게 많이 봤겠나. 그러니 그 아이가 봉황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작품 훼손한 아이 덕에 관심 커져… 고놈이 내겐 봉황이야”

작품 훼손한 아이 덕에 관심 커져 고놈이 내겐 봉황이야 남정미 기자의 정말 이건희가 사랑한 한국화의 거장 왼손 없는 無學의 화가 박대성

그는 “전시관에 다시 가서 보니 아이들 눈에는 (해당 작품이) 미끄럼틀 같아 보이겠더라”며 “만약 보상을 요구하면, 아이도 위축될 테고 부모가 아이를 얼마나 원망하겠나”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아이가 미술관에서 가져가는 기억이 그래서는 안 된다. 인간이 서로 원수지고 살 필요가 없다”며 “물론 관람 문화가 좀 더 개선될 필요는 있다. 이번 기회로 이런 부분이 개선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습니다.

박 화백은 1969년부터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서 내리 8번 입선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그의 작품 대부분을 구매했을 정도로 이병철·이건희 부자(父子)가 편애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일출봉’ 연작은 ‘장백폭포’와 함께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때 접견실 정면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박대성 화백 전시장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방문해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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