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칠레의 탐험가 오스카 무노즈는 아타카마 사막 북부에 위치한 라노리아 마을을 여행하던 중 수상한 상자를 하나 발견합니다.
버려진 교회 인근에서 찾은 상자는 흰 천으로 정성스럽게 쌓여 있었는데요. 무언가 귀중한 것을 넣어 놓은 게 분명해 보였죠.
상자 안에 들어있던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미라였는데요. 앞서 말했듯 그것은 작은 상자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오스카가 손으로 꺼내든 미라의 크기는 고작 15cm 손가락으로 한 뼘도 채 되지 않은 크기였죠.
이 놀라운 미라는 곧바로 암시장으로 보내졌고 10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주인이 바뀌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2012년 외계 기밀들을 대중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취지의 디스클로즈 프로젝트 창시자 스티븐 그리어는 우연한 기회에 암시장에서 거래된 기이한 형태의 미라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는 미라의 최종 소유자를 수소문했고 스페인의 사업가였던 라몬 나비아 오소리오를 직접 만나게 되는데요.
스티븐은 라몬에게 미라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정식으로 조사해 보자고 설득하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미스터리한 미라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던 라몬은 이를 수락하고 그렇게 아타카마 미라는 아타라는 이름으로 9년 만에 세상에 드러나게 됩니다.
아타는 발표 즉시 학계에 큰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에 다양한 가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극심한 왜소증을 앓았던 아이일 것이다.”, “사산된 태아일 것이다.”, “인간과 짐승의 뼈를 이어붙여서 조작한 미라의 것이다.” 등 갖가지 주장들이 난무했죠.
논란이 끊이질 않자 스티븐은 아타를 스탠포드 대학의 유전학 연구팀으로 보내 정식으로 분석을 의뢰합니다.
이에 세계적인 유전학자 게리 논란 박사를 필두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는데요. 검사 결과는 아주 놀라웠습니다.
우선 미라는 왜소증 환자가 아니었습니다. 선천적인 왜소증이라고 하더라도 최소 50cm 이상의 신장을 가지기 마련인데요.
50cm도 신생아 기준이고 성장하면서 그 이상으로 자라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아타에게서는 왜소증 환자에게서 필연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 변이 역시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사산된 태아라는 주장 역시 해당되지 않았는데요. 아타의 골밀도를 측정한 결과 적게는 6세 많게는 8세까지 살아 있었던 아이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엑스레이 검사 결과 턱뼈에서 성장을 마친 치아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폐호흡의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태아는 탯줄을 통해 호흡을 하기 때문에 폐호흡의 흔적이 발견될 수 없었다.
아타는 조작된 미라 역시 아니었는데요. 조작 미라는 아무리 교묘하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전문가의 눈까지는 피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아타는 모든 뼈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물론 뼈마디 사이에서 연골의 흔적까지 파악되었다고 하죠.
검사 결과 발표는 전 세계의 학자들을 모두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놀란 박사팀의 연구 결과대로면 아타는 약 8년 정도 실제로 생활한 15cm 크기의 아이였다는 말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탠포드 연구팀의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바로 아타가 사람이 맞느냐는 원초적인 문제였습니다. 이에 칠레의 우주 생물조사 연구센터 소장 레이몽 오소리오는 아타가 외계로부터 유래한 생명체일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였습니다.
체형에 비해 거대한 머리 길쭉하고 뾰족한 두상 푹 꺼진 눈두덩이와 위로 치켜 올라간 안구 등 아타는 마치 그레이 외계인을 떠올리게 하는 기이한 유형을 하고 있었죠.
또한 일반적인 인간보다 2개가 적은 10개의 갈비뼈는 아타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또 하나의 증거로 작용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아타가 발견된 칠레의 라노리아 마을 인근은 이전부터 정체불명의 비행체와 괴생명체가 목격되는 것으로 유명한 지역이였습니다.
해당 외계인 가설이 크게 화제가 되자 미라를 대중에게 공개했던 스티븐은 이 가설을 토대로 ‘시리우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아타의 외계인설을 집중적으로 탐구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이 다큐멘터리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면서 아타는 외계인 미라로 유명세를 타게됐죠. 하지만 분석 결과 아타는 인간의 유전자와 90%의 일치성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놀란 박사는 그 뒤에 이런 말 또한 덧붙였습니다. “인간의 유전자와 90%밖에 일치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것이 인간일 가능성 또한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동물 중 인간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침팬지의 경우 인간과의 유전자 일치성은 약 96%라고 합니다.
하지만 침팬지는 엄연히 인간이 아닌 다른 종으로 분류가 되고 있죠. 스탠포드 연구팀은 아타에 대하여 절대 외계인이 아니다. 하지만 절대 인간도 아니다라는 모호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외계인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라면 아타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 걸까요? 2013년 스탠포드 연구팀의 조사가 끝난 이후 아타는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게리 놀란 박사는 자신의 연구와 아타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것은 좋으나 풀리지 않는 의혹에 대해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타의 재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심하죠. 그는 직접 학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방사선과 교수이자 수학과 뼈 질환 전문가인 랄프 라흐먼 박사, 유전학 전문가 카를로스 보스타만테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의 빅데이터 전문가 아톨 버트 박사까지 이들은 스탠포드 대학의 미생물학, 면역학, 유전학, 소아학과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아타의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연구는 꽤 길어져 장장 5년 가까이 이어졌고 2018년이 되어서야 그 막을 내렸습니다.
검사 결과는 1차 때와 꽤나 달랐죠. 아타는 고대 미라가 아닌 약 40년 전의 미라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처음에 6세에서 8세 정도로 관찰된 것보다는 훨씬 더 어린 아기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선천적으로 뼈의 노화가 심해서 연구 결과에 혼동을 일으켰던 것인데요.
또한 아타는 무려 64개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전례 없던 충격적인 결과였는데요.
세상 어디에도 이렇게 많은 돌연변이를 지닌 채 태어났던 인간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아타에게서 발견된 돌연변이 유전자 중 그 어느 것도 뼈 혹은 몸을 축소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킹 파이살 연구센터의 유전학자 알쿠라야 박사는 이에 대해 한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습니다.
돌연변이 유전자는 그 모체가 부모에게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타의 부모 역시 아타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 특이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건데요.
아타의 부모는 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아타를 최초로 발견했던 오스카 무노즈의 증언대로면 아타는 작은 상자에 고운 천으로 둘러싸여 누군가 아타를 소중히 돌봐주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죠.
15cm 크기의 작은 아타, 그 속에 들어있는 거대한 비밀들은 언제쯤 완벽히 풀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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